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자전적 영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바쁜 일정 탓에 영화관 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먼저 보고 온 친구가 인생에 한 번쯤은 볼만한 영화인 것 같다고 말을 해줘서 며칠 전에 관람을 하고 왔습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국내에서는 10월 25일에 개봉된 작품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신작에 대한 기대를 했을 것 같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전작 이후 10년 만에 은퇴를 번복하고 만든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스튜디오 지브리 사상 전례 없는 최장 제작기간과 최대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제작비 전액 모두 스튜디오 지브리가 부담하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방식이었다고 합니다.
현재 네이버 평점은 6.92점으로 다소 낮으며 2023년 10월 28일 기준 국내 관객 수는 196만입니다. 관람평을 보면, 10점을 주는 관객과 1점을 주는 관객으로 극과 극으로 나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을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대표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관람할 때와 같은 기대감을 가지며 영화를 감상한 관객들이 다소 낮은 평점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극찬 또는 혹평으로 양극단화된 관람평과는 다르게 평론가들은 평점을 높게 준 편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작이었던 만큼 감독의 애니메이션 인생을 집대성한 작품이라는 평입니다. 관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작품을 만들었다기보다는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이 하고픈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년 마히토에게 벌어지는 일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1943년의 일본이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입니다. 주인공 마히토는 병원에 입원 중이던 어머니를 화재로 여의게 됩니다. 1년 후 1944년, 아버지는 나츠코라는 여인과 재혼을 합니다. 나츠코는 어머니의 여동생으로, 마히토에게는 이모입니다. 나츠코는 뱃속에 마히토의 동생이 있다고 말하고, 그 이야기를 들은 마히토의 심경은 복잡하고 당황스럽습니다. 마히토와 아버지는 도쿄를 떠나 나츠코의 본가가 있는 저택으로 이사합니다.
마히토의 아버지는 군수공장을 운영합니다. 전쟁이 계속될수록 공장은 바쁘게 돌아갑니다. 다른 사람들은 힘든 삶을 살지만 마히토네 집은 풍요롭습니다. 마히토는 전학 간 학교에서 친구들과 싸우게 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스스로 자신의 오른쪽 머리를 찍습니다. 아들의 큰 상처를 본 아버지는 마히토의 마음을 살피지는 않고 큰 액수의 돈을 학교에 기부하고 옵니다. 마히토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새엄마에 대한 미움으로 스스로 상처를 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느 날 마히토를 계속 신경 쓰이게 하던 왜가리 한 마리가 사람의 말을 하며 어머니를 보러 가자고 유혹합니다. 마히토는 이 일이 꿈인지 현실인지 확인하려는데 집에서 일하는 할머니 한 분이 이 저택에서는 이상한 일이 자주 일어난다고 얘개해줍니다. 한편 마히토에게 신경을 많이 쓰던 나츠코는 앓아눕게 됩니다. 어느 날 나츠코가 사라지고, 마히토는 나츠코를 찾기 위해 키리코 할머니와 함께 숲 속에 있는 탑으로 향합니다. 그 탑은 과거 마히토의 외고조 할아버지가 만든 거대한 서채였습니다.
이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
탑 안으로 들어간 마히토는 이세계로 빨려 들어갑니다. 알고 보니 마히토의 외고조 할아버지는 운석의 힘으로 만들어진 이세계를 수호하고 있던 신이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쌓아 올린 탑이 위태로워지자 자신의 혈족인 마히토를 불러들인 것입니다. 마히토가 위기를 맞고 있을 무렵 바다를 항해하던 젊은 키리코가 등장해 마히토를 구합니다. 그리고 마히토는 히미라는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마히토가 잉꼬에게 잡아먹힐 위기에 처했을 때 히미가 구해줍니다. 히미는 마히토에게 잼 바른 빵을 건네주는데 마히토는 어머니가 만든 것 같다며 맛있게 먹습니다. 마히토는 히미에게 나츠코를 찾고 있다고 말하는데, 히미는 나츠코가 자기 동생이라며 출산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히미는 마히토의 어머니의 어린 시절 모습인 것입니다. 그들은 함께 산실을 찾았고 나츠코는 여기 있으면 안 된다며 마히토를 만류합니다. 히미는 마히토에게 현실 세계로 나가는 문을 알려줍니다. 히미는 잉꼬 대왕에게 잡히고 잉꼬 대왕은 히미를 외고조 할아버지에게 넘기는 조건으로 이세계의 주도권을 가지려 합니다. 마히토는 외고조 할아버지와 히미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외고조 할아버지는 마히토에게 자신의 뒤를 이어 이세계를 악의 없는 자유로운 세상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하지만 마히토는 원래 세계로 돌아가겠다고 말합니다. 이 대화를 엿듣던 잉꼬대왕이 돌을 칼로 베어버리고 이세계는 붕괴합니다. 무너지는 세계를 뒤로 하고 인물들은 각자의 시간으로 돌아갑니다. 마히토는 나츠코를 어머니로 받아들이고, 히미의 말을 통해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고 운명을 받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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