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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타인, 긴장감 넘치는 한국 서스펜스 영화

by 리마드 2023. 1. 21.

완벽한 타인 공식 포스터

화기애애한 저녁 모임에서 시작된 파국의 씨앗

석호(조진웅)와 예진(김지수)은 의사 부부입니다. 석호는 유방 전문 성형외과 의사이며, 예진은 정신과 의사입니다. 이들 부부는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어 집들이를 준비합니다. 석호와 어린 시절부터 친하게 지냈던 소꿉친구들, 그리고 친구들의 아내를 초대한 것입니다. 석호의 친구 태수(유해진)와 그의 아내 수현(염정아)이 제일 먼저 도착했는데, 태수는 변호사이고 수현은 전업주부입니다. 태수는 가부장적인 성격으로 수현에게 늘 깐깐하게 대하고 수현은 태수의 말을 고분고분 받아줍니다. 다음으로 도착한 친구 부부는 준모(이서진)와 세경(송하윤)입니다. 준모는 레스토랑 사장이며 세경은 수의사입니다. 이들은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신혼부부라 달달한 사이입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친구는 영배(윤경호)입니다. 영배는 이혼한 남자이며, 체육교사를 하다가 그만두었습니다. 영배는 요즘 만나는 사람이 있지만, 친구들에게 소개한 적은 없습니다.

오랜만에 모인 이들은 화기애애한 저녁 식사 시간을 가지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다 석호의 아내 예진이, "우리 게임 한번 해볼까?" 하며 특이한 게임을 제안합니다.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 각자의 핸드폰으로 오는 모든 것을 공유하자는 것입니다. 식탁에 핸드폰을 올려두고 통화 내용부터 문자, 이메일 할 것 없이 모든 것을 싹 공개하자는 말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하다가 하나둘씩 그러자며 흔쾌히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의 비밀이 핸드폰을 통해 들통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 게임을 유쾌하게 받아들였던 것과는 다르게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점점 흘러가며 이들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삼십여 년을 절친한 친구 사이로 우정을 쌓아온 관계에서도, 내가 가장 믿고 사랑하는 대상인 부부 사이에서도, 만나면 서로 칭찬을 쏟아놓기 바쁜 사이에서도 비밀은 여지없이 폭로됩니다. 상대는 전혀 모를 줄 알았던, 생각 없이 내뱉었던 험담이 그 상대방한테 고스란히 전달이 되기도 합니다. 자신의 배우자를 향한 과도한 의심은 정작 나 자신이 떳떳하지 못한 배우자이기에 생겨난 것이라는 걸 보여주기도 합니다. 핸드폰에서 울리는 알람 하나하나에 모든 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떳떳한 연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비밀이 들통나지 않은 인물도 있지만, 여전히 기분은 개운치 않습니다. 몰라도 될, 너무 많은 사생활과 정보들이 튀어나왔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루종일 놓치고 있지 않은 핸드폰은 모든 일상을 담아 온 블랙박스였던 것입니다.

영화의 결말은, 이 게임을 시작하지 않았을 때의 상황으로 그려집니다. 화기애애한 저녁 식사가 끝나고 각자 살아왔던 그대로 집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다만, 숨겨진 비밀은 간직한 채로 말입니다. 그 비밀은 과연 어디까지 숨겨질 수 있을지 궁금증을 남깁니다. 어떤 것이 진짜 결말인지는 모릅니다. 모든 비밀이 폭로되고 파국으로 치달은 것이 현실인지, 평화로운 저녁식사가 마무리되고 헤어지는 장면이 마지막인지 말입니다.

가장 가까운 지인이 완벽한 타인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영화를 보고 있는 우리의 현실로 돌아와, 상대에게 나는 영원히 완벽한 타인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인가 곰곰이 생각해보게 합니다.

잘 만들어진 리메이크 영화

2018년에 개봉한 영화 <완벽한 타인>은 2016년에 개봉한 이탈리아 영화 <Perfect Strangers>를 리메이크한 영화입니다. 이 이탈리아 원작 영화는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인도, 스페인, 그리스, 터키 등 18번이나 리메이크되어 가장 많이 리메이크된 영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고 합니다. <완벽한 타인>의 인기와 함께 원작 영화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개봉되지 않았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되는 중이라고 합니다. <완벽한 타인>은 원작 영화 속 상황과 인물을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했다. 대부분의 상황 설정은 비슷하고 세세한 명칭이나 직업은 다르게 하기도 했습니다.

얽히고설킨 인물 간의 관계를 토대로 짜임새 있는 연출, 배우들의 열연, 대사의 디테일이 뛰어난 작품입니다. 또한 영화 중간중간 삽입되는 음악 또한 극의 긴장감과 해소를 연출해 준다. 'I'll Survive'라는 곡이 영화 음악으로도, 인물 중 한 명의 벨소리로도 쓰였는데 음악이 가진 힘은 대단합니다.

한국판 영화는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등 인지도 높은 배우들은 물론 윤경호, 송하윤까지 배우 캐스팅이 정말 좋았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한 식탁에 둘러 모인 배우들의 열연과 스릴 넘치는 전개로 영화 후반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영화가 너무 심각해지지 않게 중간중간 코믹적인 연출 또한 유쾌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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