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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 지브리 판타지 애니 줄거리 해석

by 리마드 2023. 1. 21.

하울의 움직이는 성 공식 포스터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 대표작 줄거리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감독한 2004년작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이 작품은 영국의 소설가 다이애나 윈 존스의 동명의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하였습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작 중 하나로, 2001년 작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음으로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배경은 19세기말의 유럽을 모티브로 합니다. 하지만 현실과는 다르게 마법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기계가 매우 발달한 세상입니다. 주인공 소피는 모자 상점에서 일하는 18살 소녀입니다. 소피는 어느 날 골목길에서 짓궂은 군인들을 만나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그런데 알지도 못하는 잘생긴 남자가 자신을 구해 주게 됩니다. 그의 이름은 하울입니다. 하울은 소피와 함께 하늘을 걸어서 날 수 있게 하는 신기한 마법을 부립니다. 하울과 헤어진 소피는 모자 상점으로 돌아오지만 갑작스럽게 황야의 마녀가 소피를 찾아오게 됩니다. 황야의 마녀는 소피에게 하울에 대해 묻더니 마법을 부려 소피를 나이 든 할머니의 모습으로 만들어버립니다. 할머니가 된 소피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아무도 살지 않는 황무지로 향하고, 그 과정에서 우연히 허수아비를 구해 주게 됩니다. 허수아비는 소피의 도움에 대한 은혜를 갚습니다. 바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안으로 들어가게 해 주게 됩니다. 소피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으로 들어가 하울의 제자 마르클과 불의 악마 캘시퍼와 함께 지내며 여러 가지 일을 돕게 됩니다.

소피와 하울 캐릭터의 해석

하울은 뛰어난 마법사입니다. 잘생긴 외모로 여성들의 심장을 빼앗아간다는 소문의 주인이기도 합니다. 하울은 힘과 능력을 갈망해 악마와 계약을 합니다. 계약의 대가로 자신의 심장을 불꽃 캘시퍼에게 맡기게 됩니다. 따라서 심장과 캘시퍼는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캘시퍼가 죽으면 하울도 사라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캘시퍼는 자신의 불꽃이 꺼지면 하울도 죽게 된다고 소피에게 소리치는 것입니다. 하울은 뛰어난 능력 때문에 여러 국가로부터 전쟁 참여 제안을 받지만 거절하기 위해 가명을 쓰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하울은 아름다운 외모에 집착해 고작 머리색이 바뀐 것만으로도 우울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설정은 당시의 젊은 세대에서 외적인 것에 집착해 내면의 아름다움을 등한시하는 것을 풍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하울이 멋진 마법사이지만 아직 미성숙한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소피는 황야의 마녀의 저주를 받아 나이 든 할머니의 모습이 되었지만 자기 다움을 잃지 않을 때는 용기있고 당찬 18세 소녀의 모습이 됩니다. 소피는 원래 큰 일에도 담담하고 묵묵히 견뎌내는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자존감이 부족한 캐릭터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소피는 할머니의 모습이 되고 나서야 당당해지는 법을 깨닫게 됩니다. 영화 장면에서 소피는 가끔씩 할머니의 모습이 아닌 원래 모습대로 돌아가곤 합니다. 사실 황야의 마녀가 건 저주는 할머니가 되는 저주가 아니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자신의 마음 상태에 맞춰서 외모가 변하는 저주라는 것입니다. 영화에서는 소피가 가진 용기와 순수함이 발현될 때마다 18세 소녀로 모습이 바뀌는 것을 보면 타당한 해석인 것 같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의미와 결말

하울이 살고 있는 움직이는 성은 하울의 피난처입니다. 피할 수 없는 전쟁에 맞서다 유일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 성의 내부는 매우 어질러져 있었는데, 바로 하울의 내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할머니가 된 소피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같이 살게 되면서 난장판이 된 하울의 성을 깨끗하게 청소해 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것은 엉망진창으로 어지럽혀있던 하울의 마음이 소피로 인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이루는 기계들은 각각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쓸 수 없는 폐품과 쓰레기들로 덕지덕지 붙어있는 외형입니다. 이것의 의미는 세상에 버려진 존재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주를 받은 소피도, 저주를 내린 황야의 마녀까지도 이 성에 들어올 수 있고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공간입니다. 영화의 결말에서 하울은 새로 만든 성에서 모두와 함께 행복하게 지냅니다. 그리고 이전과 다르게 정돈된 성은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닙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자신의 작품에 전쟁 반대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전쟁은 모두를 파괴하고 생명을 앗아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상처받은 이들의 화합과 치유 과정을 통해 인간은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진정한 자유는 사랑을 바탕으로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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